상단여백
HOME 칼럼/연재 최원규
야, 이 신발놈아!
선데이타임즈 | 승인 2018.12.06 09:14|조회수 : 221

인터넷으로 한국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봤다. 영화에서 가짜 왕 광해는 수라 시중을 드는 나이 어린 기미나인에게 어찌하여 예까지 오게 됐냐고 물었다. 기미나인은 엎드려 울며 고했다.

“소인의 아버지는 산골 소작농이었 사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관아에서 세금으로 전복을 바치라고 하여, 고리를 빌려 세금을 메우다 보니 빚이 빚을 낳게 하고, 결국 집과 전답마저 빼앗기고 아버지까지 옥살이를 하게 되었나이다. 그걸로도 가렴이 되질 않자 어머니와 동생은 변방 노비로 팔리고 저는 참판댁 집 몸종으로… 혼자 남은 아버지는 결국 맞은 장이 화근이 되어 해를 넘기시지 못하시고 그만…”

이를 듣고있던 가짜 왕 광해는 “농사꾼에게 전복 이라니, 그래서, 어허 저런, 이런 나쁜 놈들!“이라며 분개한다. 그러다 끝내 “에헤 시발, 이런 젓같은”이라며 욕설을 내뱉는다. 곁에 있던 상선이 “전하~”라며 왕 답지않은 언사를 말리지 않았다면 가짜 왕 광해의 입에서 무슨 상소리가 더 크게 튀어 나왔을지 모른다. 영화는 권력다툼과 붕당정치로 피폐해진 백성의 삶을 외면한, 그 까마득한 시대의 부정부패가 아직까지도 크게 나아지지않고 면면히 잠재돼있음을 가짜 왕이라는 설정을 통해 우리들에게 가슴 아픈 사회적메시지를 던진다.

 대한민국 선거권자의 연령인 현재 만19세를 18세로낮춰 ‘고3목표’를 실현하자는 법안을 두고 정치꾼들이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 보수정당을 자처하는 노회한 국회의원이 투표 연령 낮추는 법안을 반대하는 논리를 폈다. “선거 연령을 18세로 낮추면 고3학생들이 포함되는데, 우리나라 고등학교는 선생과 학생은 갑을 관계 에요. 선생이 유도하는 데로 투표를 할 확률이 높아요.” 진보성향이 짙은 젊은 학생들이 투표권을 갖게 되면 보수정당이 당연히 불리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정치적인 주장이었다. 그러자 교육현장에 몸담고있는 대학교수가 이렇게 발언했다. “고3이 선생님들의 말을 들을 거라고요? 지금은 중2만돼도 선생님 말 안 듣습니다.” 어떻게든 투표 연령 낮춤을 막아보려던 국회의원은 머쓱해졌다.

사립유치원비리를 엄단해야한다는 사회적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비리사립유치원원장들과 한통속인 국회의원들이 함께 사립유치원의 미래를 토론했다. 그 자리에서 한 국회의원이 열변을 토했다. “아니, 유치원에 들어온 돈 가지고 명품 백 사면 안된다는 법 있습니까? 유치원의 사유재산을 인정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그는 비리사립유치원 대변자 노릇을 성실하게 수행했다. 그는 비리원장들로부터 우뢰와 같은 환호성과 박수를 받았다.

2019년 정부예산심의에서 송 모 국회의원은 한부모 가정 지원예산 61억원을 전액삭감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기획재정부 차관이 나서서 울먹이면서 한부모 가정의 비참함과 고통을 설명하며 해당 예산의 필요성을 호소했지만, 그 국회의원은 “그건 국가책임이 아니다”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펴면서 전액 삭감을 고집했다. 그는 자신의 지역구 도로확장에 국고827억원을 확보했다고 자랑했던 인물이다. 누구에겐가는 목숨과도같은 61억원을 자신과 관계없다고 삭감해야 한다는 비정한 인간의 목소리가 우렁찼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산하 특별감찰반은 공직자들의 비리를 감시하고 감찰하는 곳이다. 헌데 김 모 특별감찰반원은 뇌물사건으로 수사 받고있는 지인의 부탁을 받고 경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다른 반원들은 근무시간에 골프접대를 받았다. 대통령경호실 한 공무원은 음주폭력사건을 일으켰다. 또 의전비서관은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됐다. 공직자라는 인물들이 적폐청산과 정의로운나라를 부르짖는 대통령의 반부패의지에 앞장서지는 못할망정 되레 찬물을 끼얹고있다. 도덕적해이가 전혀 변화되지 않고있는 거다.

 멍청할 것 같지만 멍청하지 않고, 모르는 것 같지만 모르지 않고, 알아야할 것은 모두 알고있는 국민들은 이런 광경들과 마주칠 때마다 허공에 대고 주먹을 휘두르면서 가짜 왕 광해처럼 욕을 해댔다. “야, 이 신발놈아!” <최원규>

주; 대한민국 프로야구팀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선수가 “야, 이 씨발놈아!”라는 욕을 배웠다. 그는 화가 나면 어눌한 한국발음으로 “야, 이 신발놈아!”라고 소리쳤다.

선데이타임즈  article@sundaytimes.co.nz

<저작권자 © 코리안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PO Box 100974 NSMC, Auckland New Zealand
TEL : 09)444-7444 Fax 09)444-7443 Email: article@sundaytimes.co.nz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용우
Copyright © 2018 뉴질랜드 선데이타임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