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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타임즈 | 승인 2018.11.01 09:50|조회수 : 358

영어의 관용어구 중 ‘Money Talks’라는 것이 있다. 돈이 말한다는 뜻이다. 돈이 말한다는 것은 단순이 돈이면 뭐든 할 수 있다거나 돈이 없으면 비참해진다는 뜻을 넘어 세상에 존재하는 유무형의 가치를 사람이 아닌 돈이 결정하는 서글픈 현실을 지적하는 의미다. 돈만 있으면 무소불위다. 돈은 세상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을 뛰어넘어 개인과 가정의 평화와 인간관계까지 좌우하는 절대자로 자리하고있다. 시쳇말로 세상은 만사돈통이다.

 뜻있는 사람들은 모든 비리와 다툼의 근본원인은 돈이라면서 자본주의사회의 치유될 수 없는 병폐라고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한탄한다. 맞는 말이다. 헌데 양반들이 설쳐 댄 봉건사회도 만사돈통이었다. 돈만 있으면 웬만한 벼슬자리는 쉽게 얻었고, 죄를 짓고도 곤장을 대신 맞게 할 수도 있었고, 떫은 놈 귀양살이도 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돈이 없는 놈은 할 수 있는 것이 골방에 처박히는 것하고 대신 얻어맞는 것 외엔 아무 것도 없었다. 여북하면 저승 가는데 노자가 없어 저승 가기도 서러웠다. 어쩜 그렇게 요즘 세상 하고 흡사 한지 놀라운 일이다.

 돈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속담을 봐도 짐작이 간다. 한편으론 돈의 위력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일면 이기도 하다. ‘돈이 양반’ ‘돈이 장사’ ‘돈이 제갈량’이라는 속담에는 힘과 문제해결의 근원이 돈이라는 자조가 숨어있다. ‘돈이 많으면 장사 잘한다’고 돈의 능력이 사람보다 위에 있음을 말했고,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 ‘돈만 있으면 개도 멍첨지’라며 돈의 위력과 함께 불가능한 상상을 해서 세상이 잘못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은근히 드러낸다. ‘돈 없으면 적막 강산이요, 돈 있으면 금수강산이라’는 속담은 돈의 절정이다.

 조상님들은 돈의 위력을 인정하면서도 돈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경계하기도 했다. 형제의 우애를 통해 돈, 즉 재물의 부정적인 면을 교육시켰다. 어떤 백성 형제가 함께 가다가 아우가 길에서 황금 두 덩이를 주워 하나를 형에게 주었다. 배를 타고 나루를 건너는데 아우가 갑자기 금덩이를 강물에 던졌다. 형이 이상하게여겨 아우에게 물으니 대답하기를, 금을 나누어 가지니 형을 미워하는 마음이 생겨 금이 상서롭지 못한 것인 줄 깨달아 강물에 던졌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형도 가진 금덩이를 강물에 던졌다는 거다.

 돈은 재산이나 재물을 일컫는 말이다. 돈의 어원은 짐작하기어렵다. ‘돈다’는 동사에서 유래했고 한곳에 머물지않고 돌아다닌다는 뜻이라고 도 한다. 하지만 글쎄다. 돌아야 한다는 돈이 돌지도 않고 지저분한 곳에만 쌓여있다. 돈다는 것은 공유, 평등, 질서의 의미다. 헌데 돈이 질서 있고 평등하게 돌아다니는가? 부정으로 거부가 된 인간들은 그건 능력의 문제라고 한다. 그렇다면 불법을 뻔질나게 저지르고, 속이고, 떼먹고, 등치는 것도 능력인가?

 협잡, 부정, 사기, 거짓말, 배신 등 인간을 황폐하게 만드는 근본 원인은 돈 이다. 온갖 부정으로 끊임없이 법정을 드나드는 도저히 지도층 이라고는 여겨지지 않는 권력자들, 도덕성과 인간성을 완전히 폐기한 비리유치원원장들, 이들이 치욕과 비웃음을 당하는 본질도 돈 이다.

물론 일정수준의 돈은 필수적이다. 먹고 입고 자고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어야 하니까. 거기에 더해 인간적으로 무시 내지 홀대는 받지않아야 하니까. 그러나 돈은 정직하게 취득해야 한다. 돈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갖게 되면 파멸의 씨앗이 될 뿐이다. 돈을 얻기 위한 음침한 인성이 몸에 배면 그때부턴 인간이 인간이 아니게 된다.

 나는 모아둔 돈도 자식에게 넘겨줄 재산도 없다. 사실 자식에게 기대있는 노후가 염치없고 미안하다. 하지만 근검절약하면서 성실하게 살았다고 자부한다. 돈 몇 푼 얻자고 양심을 속이며 부정과 타협 한적이 없다. 협잡이나 비리에 관련한 일이 없고 투자운운하면서 사기친 적도 없다. 남의 돈 한푼 떼먹은 적도 없다. 그런 사실에 그나마 나의 가치는 그렇게 형편없는 건 아니라고 혼자 위로하면서 살고있다. <최원규>

주: 820호칼럼 <공정한 관찰자> 내용 중 “아담 스미스는 1970년대”는 “아담 스미스는 1700년대”의 오기임을 바로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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