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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선데이타임즈 | 승인 2018.09.06 10:17|조회수 : 440

한나라의 대통령을 지냈다는 인물이 판사 앞에서 전 재산이 29만원뿐이라고 뻔뻔하게 항변하는 모습을 보고 국민들은 웃었다. 그리고 그렇듯 수준 낮은 인간을 대통령으로 인정했던 세월을 치욕스러워 했다.

 

 

그가 회고록 이라는걸 펴냈다. 그는 회고록에서 5.18광주사태의 진실을 증언한 고 조비오신부를 사탄이라고 폄훼했다. 시민단체는 그를 사자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광주지방법원은 그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는 역시나 예상대로 출석하지않았다. 불출석사유로 알츠하이머 투병중이므로 제대로 기억할 수가 없다는 핑계를 댔다. 담당판사는 “알츠하이머라면서 어떻게 회고록을 썼나”고 했다. 그의 변호사는 “그래서 부랴부랴 썼다”고 대답했다. 온 국민이 또 한번 쓰게 웃었다.

 흔히 알츠하이머를 치매라고 하는데, 치매와 알츠하이머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치매는 인지능력장애, 기억장애, 학습장애 등 정상적인 사람이 후천적인 뇌기능장애로 지적능력을 상실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치매는 딱히 어떤 병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뇌의 기능저하로 인한 뇌기능장애 등 지적능력저하를 일으키는 특정징후군의 총칭이다. 이러한 치매 증상에 알츠하이머가 있다. 알츠하이머는 퇴행성뇌질환으로 기억장애 다. 병의초기에는 새로운 정보의 등록, 저장, 재생이 어려워진다. 알츠하이머는 치매를 발생시키는 주된 요인이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기억력이 쇠퇴한다. 그럴 때마다 혹시 알츠하이머가 아닌가 해서 불안해한다. 나도 분명히 기억력이 쇠퇴하고 있음을 수시로 느낀다. 불을 끄고 잠자리에 누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어떤 이름이나 단어가 떠오르질 않아 짜증이 난다. ‘분노는 포도처럼’의 저자 존 스타인백(John Steinbeck)이 떠오르질 않아 끙끙대고, ‘이방인’의 저자 카뮈(Albert Camus)가 기억나질 않아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참고 서적을 뒤적거리기도 한다. 지난 밤에는 ‘머피의 법칙(Murphy’s Law)’과 ‘샐리의 법칙(Sally’s Law)’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질 않아 끙끙대기도 했다. 뿐만이 아니다. 역사적인 인물들의 이름이나 사건의 명칭이 생각나지 않고, 주위사람들의 이름도 기억나지 않을 때가 많다. 거리의 이름과 위치가 기억되지 않아 허둥대기도 한다. 하지만 다행스럽고 고맙게도 끙끙대다 보면 기어이 기억이 난다. 그럴 때마다 ‘아! 아직은 치매가 아니구나’ 라는 안도감과 함께 알츠하이머를 예방하기위해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사색해야한다 고 다짐한다. 인생을 살아가노라면 온갖 슬픔이 있겠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하지 못하고, 살아오면서 만났던 사람들, 했던 말들, 갔던 곳들, 했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슬픔보다 더 큰 슬픔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잃어버린 기억으로 가슴아파하는 알츠하이머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고통을 따뜻한 가슴으로 보듬어야 한다.

 그런데 말이다, 권력 찬탈을 위해 국민 가슴에 총질을하고도 모르쇠로 버티는 구질구질한 그가 알츠하이머투병중 이라는데, 어찌된 셈인지 가엾은 마음은 물론이고 연민의감정도 솟아나지않고 오히려 걱정만 생긴다. 각종 불법행위로 단죄 받아야할 이명박, 박근혜, 최순실 도 알츠하이머 투병중이라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면 어찌해야 할까. 3권분립을 무시하고 사법부의 자존심을 스스로 깔아뭉개면서 청와대에 굽실대며 재판 거래를 한 사법부의 수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나이 들어 알츠하이머를 앓고있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면 어찌해야 할까. 수많은 여성 신도를 성폭행한 만민중앙교회 목사라는 이재록이 알츠하이머로 아무것도 기억나지않는다고 오리발을 내밀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 쓰레기들이 29만원짜리 전임대통령을 벤치마킹해 희희낙락하고 있지나 않는지 괜히 내가 걱정이 된다. 이런 양심지수불량인 인간들은 도덕적으로 인간적으로 솔직하게 고백하고 국민들께 용서를 빌라고 아무리 설득을 해도 얼굴색 하나 눈빛 하나 변하지 않는다. 설령 고문기술자 이근안을 모셔와 이실직고하게 하라고 해도, 그도 알츠하이머투병중 이라서 고문 기술이 기억나지 않는다면 도리가 없지 않은가.

알츠하이머! 참으로 두렵고 요상한 병이다. <최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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