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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치우기
선데이타임즈 | 승인 2018.08.30 10:47|조회수 : 387

낮 시간이 제법 많이 길어졌다. 아침6시까지도 어둑하다 싶었는데 엊그제부터 아침6시면 하루를 준비하는 몸짓들로 주위가 소란스러워진다. 고국은 밤이 조금씩 길어져 새벽잠이 늘어나리라.

 내가 사는 이 평화의 땅에 겨울비 내리던 계절이 가고, 내가 나고 자란 고국 땅에는 여름이 가고 있다. 염려했던 여름의 불청객 태풍 솔릭이 의외로 얌전히 비만 뿌리고 물러갔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던 밤도 접히고 악취 풍기던 여름의 쓰레기도 줄어들게 됐다.

 자신만 아는 인간이 늘어난 탓인지, 아니면 인간이 게을러진 탓인지, 그것도 아니면 과학이 빠르게 발전한 탓인지 지구상에서 가장 무섭게 늘어난 것은 쓰레기라고 한다. 매일 쏟아지는 쓰레기는 산더미 같아 특별한 대책이 없는 한 머잖아 인류는 쓰레기때문에 말못할 고통을 겪을 것이라는 환경보호단체의 엄중한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최근에 접한 쓰레기더미 사진 한 장은 그야말로경악이었다. 사진에는 미국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사이에서 태평양해류에 따라 바다쓰레기가 모이는 지점에 대한민국영토의 7배가넘는다는 플라스틱 쓰레기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문득 이러다가는 쓰레기에 덮여서 세상의 종말이 올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까지 생긴다. 플라스틱은 불용성이며 열에 의해서도 용해되지않는 골칫덩이다. 환경보호단체의 꾸준한 지적때문인지 지구촌 이곳저곳에서는 플라스틱제품 사용을 억제하겠다고 나섰다.

 고국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있다. 특히 여름이면 쏟아지는 부패하고 악취 나는 쓰레기 때문에 청소원들의 고통은 곱절이 된다. 매년 여름이면 피서지 백사장의 무분별한 쓰레기로 인한 기사로 신문, TV, 라디오방송은 요란하다. 올해도예외없이 지난 8월 첫 휴일이었던 날, 해운대백사장 쓰레기가 8t(톤)이었다고 한다. 대천해수욕장도 평일 하루 쓰레기가 8t을 기록한다는 거다. 피서객이 몰리는 날엔 최대50t까지 쌓인다고 한다. 청정지역으로 불리는 제주도마저 관광객이 몰리는 해변에서 하루평균 3백포대의 쓰레기에 곤욕을 치른다는 거다. 청소원들은 쓰레기를 치우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와 전쟁을 치르는 것이다. 비단 바닷가뿐만이 아니다. 사람들이 몰리는 강변이나 쉼터에도 여지없이 마구 버려지는 쓰레기로 인해 파리떼가 들끓고 악취 때문에 골머리가 아프다. 아무리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리자고 교육을 해도 쇠귀에 경읽기다. 신나게 노래하고 먹고 마시고 토하고, 그런 쓰레기들을 아무데나 버리고 몸뚱이만 빠져나간다. 무질서한 행태를 꾸짖으면 되레 폭력적으로 변한다. 벌금을 물린다고 공지를 해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인간쓰레기들이다.2018년 러시아월드컵 때 일본 축구를 응원한 일본인들이 떠난 자리에는 휴지 한 장도 남아있지 않고 깨끗했다는 외신을 봤다. 경기가 끝나고 자리를 뜨면서 주위쓰레기를 거둬 봉지에 담아 가져간 것이다. 우리들은 그들을 ‘왜놈’이라며 얕잡아 부르는데 분명 그들의 공중도덕성은 우리들보다 한층 위였다. 공중도덕성이란 시민의식을 말하는 것이고 시민의식이란 국가의품격을 의미하는 것이다. 일본인이 싫다 좋다 를 떠나서 우리가 배워야할 시민의식이 아닐는지 모르겠다.

 고국엔 여름이 간다. 곳곳에 쌓여있는 쓰레기들을 치우고 청명한 가을을 맞을 준비를 해야한다. 차제에, 쓸모없이 되어버린 물건 쓰레기만이 아니라 인간쓰레기들도 치울 수 있다면 더더욱 좋겠다. 규칙이나 규정도 필요 없고 오직 자신만이 옳다고 억지 부리는 인간, 세상이 썩어가든 말든 제 편안한대로만 살아가는 인간, 앞에서는 질서를 입에 담고 뒤에서는 온갖 무질서를 자행하는 표리부동한인간, 심사가 뒤틀리면 주먹부터 앞세우는 폭력적성향의인간, 이런 유형의 인간쓰레기들이 함께 치워지면 얼마나 좋을까.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논문으로 유명한 미국UCSB 생물학과교수인 ‘개릿 하딘(Garret James Hardin)’은 많은 사람이 사회를 생각하지않은 자신의 개인적이익을 위해 행동할 때 파국적결과를 맞을 수 있다고 했다.

 우리가 사는 이 땅에는 겨울이 가고 꽃피는 봄이 온다. 우리도 추적거리는 겨울비를 닦아내듯이 추적거리는 쓰레기같은 인간들도 닦아내고 산뜻한 봄맞이를 했으면 좋겠다.

 

<최원규>

선데이타임즈  article@sundaytimes.co.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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