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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의 사회학
선데이타임즈 | 승인 2018.08.21 06:57|조회수 : 424

 

명품이란 가치가 뛰어난 물건이나 작품을 말한다. 하지만 일반대중은 명품이라고 하면 뛰어난 작품보다는 값비싸고 고급스러운 물품을 먼저 떠올린다. 명품 자동차, 명품시계, 명품의류, 명품 신발, 명품가방 등등이다.

 확실한 통계는 없지만 여성이 명품에 집착하는 경향이 짙다고 한다. 그렇다고 남성은 예외라는 뜻은 아니다. 대체로 여성이 남성보다 좀 더하다는 것이지 남성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내가 아는 어떤 남성은 ‘짝퉁 롤렉스시계’를 손등까지 흘러내리게 차고 다녔다.

 명품을 소유하는 궁극적이유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타인의 관심이나 주의가 없다면 명품소유자는 자신이 무시당한 것 같아 섭섭하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일반대중은 타인의 치장이나 소유 품에 별로 관심이 없다는 분석이 있다. 손목시계라는 것은 손목에 채워져 소매 속에 있어야하는 것이다. 헌데 손목시계가 손등으로 늘어져있는 것은 나를 좀 봐달라는 몸짓이다. 나는 이런 명품을 소유하고있는 대단한 사람이라는 자기과시를 하고싶은 것이다. 이를 속물근성이라고하는 거다. 이런 호모사피엔스는 진솔하지 못하고 가식 속에서 끊임없이 뭔가 음침한 꿍꿍이를 튕기는 경우가 많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직권남용, 뇌물수수 등 16가지혐의로 법정을 들락거리고 있다. 덕분에 뇌물 공모, 불법자금수수혐의로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그의 아내는 수사중단 됐다. 전직 대통령부부를 동시에 법정에 세우기에는 정치공학적으로 좀 불편했던 모양이다. 그의 아내 김윤옥은 뇌물로 명품핸드백과 그 명품 핸드백 속에 미화3만불까지 받았다고 한다. 그야말로 부창부수다.

2007년 이명박의 대통령당선을 확신한 음흉한 ‘도둑’은 탐욕스런 김윤옥에게 고가의 명품 핸드백 ‘에르메스’를 바쳤다. 에르메스 핸드백은 명품 중의 명품으로 모든 여성의 로망이라고 한다. 에르메스는 프랑스브랜드로 1837년에 설립됐다. 브랜드 명은 설립자인 ‘티에리 에르메스’에서 따왔다. 한편으로는 브랜드 명은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도둑의 신’ 헤르메스(Hermes)에서 따왔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하긴 도둑들이 좋아는 명품이니 그럴지도 모르겠다.

에르메스 핸드백은 ‘상위1%’를위한 브랜드로 가격이 엄청나고 소량 생산하기 때문에 희소성이 두드러진다. 그런 탓인지 뇌물이나 로비용으로 종종 이용된다. 고국내 최고가 핸드백은 에르메스의 악어가죽 핸드백으로 1억원대에 육박하고 다음으로 타조가죽으로 5천만원대 가격이 형성돼 있다. 김윤옥이 뇌물로 받은 에르메스는 3천만원대 였다고 하니 어떤 동물의 가죽인지는 모르겠지만 악어나 타조에 비해 자신의 피부 손질을 게을리한 동물이었던 모양이다. 일반대중은 이렇듯 고가인 핸드백이 제대로 팔리기나 하겠냐, 기껏 과시용으로나 팔릴 것이다고 생각하겠지만, 천만의말씀이다. 없어서 못 판다고 한다. ‘도둑’들이 넘쳐나는가 보다.

 요즈음 고국에서는 세계적인 명품자동차라는 BMW 수 십대가 달리던 도중 화재가 발생해 난리다. 달리 다가도 불이 나고, 세워 둬도 불이 날수 있다고 해서 주차장까지 따로 지정돼 명품자동차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명품자동차라면 전혀 고장이 없고 혹여 불이 난다고 해도 스스로 소화능력을 갖춘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내가 애용하는 절대 명품이 아닌, 흔해빠진 차는 불 한번 난적 없을뿐더러 엄청 잘 달린다.

 명품에 집착하는 인간들은 상품의 기능성보다 상품이 상징하는 권위를 구매함으로써 다른 사람과 구별 짓기를 꾀한다. 살림살이는 셋방을 전전해도 소유자동차만은 명품자동차를 고집하는 인간들이 드물지않다. 그럼으로써 자신은 상위1%에 속한다는 황당한 착각과 교만의 도둑이 된다. 힘 가진 자는 도둑질을 해 소유하지만, 그럴 능력이 없는 자는 빚을 짊어지고 라도 소유한다. 그도 안되면 ‘짝퉁’을 찾는다. 그러다 보니 ‘나이키’가 아닌 ‘니이키’가, ‘아디다스’가 아닌 ‘아디도스’가 활보한다.

 정의롭지 못하고, 진실되지 못하고, 겸손하지 못하고, 허세와 허영으로 살아가는 인간들이 넘쳐나는 세상에는 귀하게 대접받아야 할 명품이 엉뚱하게 도둑물건으로 둔갑하고, 더불어 짝퉁까지 버젓이 행세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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